나에겐 어떤 습관이?

“습관은 제2의 천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좋든 나쁘든 습관이 되면 좀처럼 고치기가 쉽지 않음을 말합니다. 그러기에 “세 살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 “거짓 노릇도 사흘하면 그만 둘 수 없다”, “습관이란 처음에는 방문객이요, 다음에는 단골이요, 그 다음에는 상전이 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 만큼 어떠한 습관을 가지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예수님에게도 여러 습관이 있으셨습니다. 안식일이 되면 성전과 회당에 가셨습니다.
일상의 삶에서는 기도하는 습관이 있으셨습니다. 이른 아침 동이 트기 전 한적한 곳에서 기도를 하셨습니다. 종일 복음을 전하고 아픈 자를 치유하신 후 저녁에 홀로 기도하기도 하셨습니다. 공생애를 시작하실 때 40일 동안 금식하며 기도하셨던 예수님은 마지막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도 밤새 기도하셨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예수께서 나가사 습관을 따라 감람 산에 가시매 제자들도 따라갔더니”(누가복음22:39)

죽음을 앞 둔 시간이었습니다. 그 밤이 지나면 반역과 음모, 거짓고소와 불의의 재판을 통해 십자가에 못 박히실 것을 아셨던 예수님은 언제나 기도하셨던 것처럼 습관을 따라 동일한 곳으로 기도하러 가셨습니다. 결국 붙잡히신 예수님은 십자가 처형을 당하셨습니다. 예수님의 기도의 습관이 불행으로 이끈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교통하셨으며 마침내 하나님께서 보내신 뜻, 구원과 사랑의 완성을 이루셨습니다. 기도는 우리가 본받아야 할 영적 습관이셨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에게는 어떤 습관이 있나요? 아내에게 종종 듣는 말이 있습니다.
“너무 빨리 걷는다. 빨리 먹는다. 빨리 운전한다”입니다. 신혼시절 아내가 힘들어 했던 것 중에 하나가 반찬을 만들어 놓으면 순식간에 다 먹는 거였습니다. 요즘 아내가 밥을 먹다가 체를 할 때가 있습니다. 밥 먹는 속도에 아내가 휘말리게 된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걸음 속도 때문에 종종 마음이 상할 때가 있습니다.

지난 여름 Detour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7월부터 백신 접종자에 한해 2주 자가격리가 해제되며 장인의 팔순에 맞춰 모든 계획을 세우고 기쁜 마음으로 만반의 준비를 다하였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코로나가 급증하며 최고의 4단계로 격상하여 떠나기 직전 팔순예배 및 모임이 취소되어 계획을 변경해야만 했습니다.

갑작스런 계획의 차질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나? 고민을 하다 20년 전 유학을 왔을 때 가족과 함께 구경하였던 그랜드 캐년, 자이언 캐년, 브라이스 캐년, 모뉴멘트 밸리 등 서부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계획에도 없었던 새로운 Detour의 여행을 한 여름에 가장 뜨거운 곳으로 향하게 된 것입니다. 20년 전 추억이 오버랩되며 참 기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날 호텔을 떠나면서 모든 여행의 즐거움이 사라질 뻔하였습니다. 바쁜 마음에 습관처럼 앞서 빨리 걷자, 뒤에 처진 아내가 “더 이상 당신과는 안 다닐 거에요” 말하였습니다. 큰 걸음으로 성큼 성큼 걸어가는 남편을 뒤따르려니 화가 났던 것입니다. 급한 성격도 있지만 지난 날 바삐 살아야했던 삶에서 몸에 베여 버린 습관이 아내를 화나게 했던 것입니다.

게리 채프먼이 쓴 <5 가지 사랑의 언어> 중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과 사랑의 언어인 저에게는 아내가 함께 다니지 않는다는 것은 불행입니다. 이에 아내와 함께 다니기 위해서 다짐을 해 봅니다. “같이 걷도록 노력하리라. 천천히 걷는 걸음이 답답하더라도” 그리고 목사로서 영적인 습관을 다짐해 봅니다. “말씀과 기도, 사랑과 온유로서 성도를 사랑하며 교회를 섬기리라”

일상에서 어떤 습관이 있나요? 서로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 습관인가요? 아니면 누군가에게 불편을 주는 습관인가요?
신앙에서 어떤 영적인 습관이 있나요? “습관을 따라 감람산에 가시매 제자들도 함께 하더니” 예수님의 아름다운 영적습관을 본받는 모두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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