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tour 구부러진 길!

기나긴 코로나19 기간 중 한국을 방문하고자 했던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었습니다. 7월부터 백신접종을 한 사람들에게 2주 자가격리가 해제된 것입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 다녀오기도 하였습니다. 경제적 여유만 된다면 Non Stop 직항을 원하지 One Stop으로 가고자 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일상에서 운전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빠른 직선코스를 원합니다. 그러나 운전을 하다보면 예기치 않은 곳에서 Detour라는 표지판을 만나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여지없이 우회로로 가야만 합니다.

우리의 인생도 비슷합니다. 꿈과 비전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갈 때 직선코스나 숏 코스로 가길 원하지 빙 돌아서 가길 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지난 날 인생을 돌아보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우회로를 만나 수없이 돌아가야 할 때가 많았을 것입니다. 이처럼 원치 않는 인생의 Detour 길을 만날 때 낙심이 되기도 하고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회로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우회로를 통해 얻는 유익함이 있습니다. 이준관 시인은 <구부러진 길>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구부러진 길은 Detour와 같은 길입니다. 그러나 구부러진 길이기에 민들레도 보고 밭에 일하는 사람도 만나게 됩니다. 아름다운 들꽃도 피고, 산도 품고 마을도 품게 되는 것입니다. 구부러진 인생길 이었기에, 다른 사람의 아픔과 눈물을 압니다. 내 이웃의 외로움과 실패, 쓰라림도 품어 안게 되는 것입니다.

2020년 3월부터 온 지구촌은 Detour라는 표지판 앞에서 빠른 직선코스에서 우회로를 통해 구부러진 길로 가야만 했습니다.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달려야 했고, 걸어야 했고, 때론 멈춰 서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Detour의 구부러진 길이 준 유익도 있었습니다. 온 가족이 집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온 종일 함께 얼굴을 보며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된 것입니다. 이로 인해 가족 간의 사랑을 더욱 돈독하게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전의 일상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나를 깨닫게 된 것입니다.

성경의 욥이란 인물은 전혀 예상치 못한 Detour 구부러진 길을 만났습니다. 한 순간에 온 재산과 10자녀, 건강을 잃었습니다. 그를 위로하러 온 친구들의 정죄와 판단으로 그의 마음은 갈가리 찢기고 말았습니다. 이에 그는 고통 중에 “그러나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욥기23:10) 는 믿음의 고백을 합니다. 그의 직선길이 다 끊기고 우회로로 돌아가야 하고, 언제까지 가야할지 알 수 없지만 모든 길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그를 단련하신 후에는 순금과 같이 되어 나올 때가 있음을 믿음으로 고백하였던 것입니다. 마침내 그의 고백과 같이 Detour 구부러진 인생길이 끝이 나고 새로운 축복의 길이 열려져 걷게 됩니다.

이제는 서서히 Detour라는 표지판이 걷혀지며 예전의 삶으로 복귀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직장과 일터와 학교와 교회로 각 자에게 주어진 길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 가운데 만나는 Detour 길로 인해 고통과 고난, 슬픔과 아픔, 답답함과 어려움도 있겠지만 우회로이기에 얻을 수 있는 유익을 놓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또한 일상의 삶이 얼마나 감사한 삶이었는지를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언젠가 우회로가 끝나고 새롭게 열려질 길에서는 이전보다 더욱 성장하고 성숙한 모습이 되며, 순금과 같은 보배로운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Detour 우회로, 구부러진 길은 나를 성숙하게 하며 순금 같이 나를 빚어내기 위한 축복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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