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4/7 오십 여섯번째 편지
[내 믿음의 부활절]
지난겨울, 얼어죽은 그루터기에도, 새싹이 돋습니다
말라 죽은 가지 끝, 굳은 티눈에서도, 분홍 꽃잎 눈부시게 피어납니다
저 하찮은 풀포기도, 거듭 살려내시는 하나님, 죽음도 물리쳐 부활의 증거 되신 예수님
깊이 잠든 나의 마음, 말라죽은 나의 신앙도, 살아나고 싶습니다
당신이 살아나신, 기적의 동굴 앞에, 이슬 젖은 풀포기로 부활하고 싶습니다
그윽한 믿음의 향기, 풍겨내고 싶습니다. 해마다 기적의, 증거가 되고 싶습니다
(유안진·시인, 1941-)
겨우내 눈보라와 추위를 버티던 집 앞의 목련눈이 어느 덧 만개하여 환히 웃음을 짓습니다.
앙상한 나무의 가지들에선 꿈틀거리며 생명의 싹을 움트우기 시작합니다.
길 가엔 개나리들이 노랗게 물들이며 희망의 봄을 알립니다.
시인은 봄을 알리는 자연을 바라보며, 예수님의 부활을 노래합니다.
깊이 잠들었던 신앙이 부활하여 믿음의 향기 풍겨 내기를 소망하는 시인처럼
코로나19로 움츠러진 마음과 신앙이 활짝 날개를 피며 부활의 꽃과 향기 피우길 소망해 봅니다.
지난 주 부활주일엔 교회의 대면예배가 재개하여 EM영어권 대학생들과 어른들이 함께 모여
부활주일 연합예배를 드렸습니다. 20여명이 마치 교회를 가득 채운 것처럼 여겨졌었습니다.
코로나가 좀 더 안정되어 실버회원들도 함께 모여 예배드릴 날을 기대해 봅니다.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요즘 낮엔 봄의 따뜻함이 완연히 느껴지는 날입니다.
날씨 좋을 때 집 주변 산책도 하시며 몸과 마음 건강과 행복으로 가득채우시길 바랍니다.
남은 날도 잘 지내시고 오는 주일예배 때 온라인으로 기쁨으로 뵙겠습니다.
2021/4/14 오십 일곱번째 편지
샬롬! 안녕하세요?
지난 한 주일 동안도 주님의 인도하심과 돌보심 가운데 잘 지내셨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행복”에 대해 잠시 생각해 봅니다. 누구나 행복하길 원하는데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요?
영어에 “Happiness is celebrating the little things.”란 말이 있습니다.
“행복은 작은 것에 기뻐하는 것이다”라는 말입니다.
위스칸신에서 미국교회를 섬기고 있는 한인 목사님이 있습니다.
오래 전 군 시절 제가 섬겼던 군 목사님입니다. 그 분이 쓴 책에 Jackson청년 이야기가 있습니다.
뇌 수술로 청소년 때부터 한쪽 팔과 한쪽 다리를 쓰지 못해 절룩거리며 걷는다고 합니다.
동네 식료품 가게에서 성실하게 일하는데, 어느 날 목사님이 “How are you?” 물었더니
“Excellent! Excellent! 아주 아주 잘 지내요”라고 답변을 하였습니다.
사지가 멀쩡한 사람도 감사하지 못하고 불평하며 사는데
반신불수의 몸으로 “아주 아주 잘 지내요!”라는 말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청년을 통해 행복은 작은 것에도 기뻐하며 감사함에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해인 수녀의 <1% 행복>이란 시가 떠 오릅니다.
사람들이 자꾸 묻습니다. 행복하냐고!
낯선 모습으로 낯선 곳에서 사는 제가 자꾸 걱정이 되나 봅니다.
저울에 행복을 달면, 불행과 행복이 반반이면, 저울이 움직이지 않지만,
불행49% 행복51%면 저울이 행복 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행복의 조건엔 이처럼 많은 것이 필요 없습니다.
우리 삶에서 단 1%만 더 가지면 행복한 겁니다.
……
약간의 좋은 것 1% 우리 삶에서 아무것도 아닌 아주 소소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기도할 때의 평화로움, 따뜻한 아랫목, 친구의 편지,감미로운 음악
숲과 하늘과 안개와 별, 그리고 잔잔한 그리움까지…
나는 오늘 그 1%를 행복의 저울 쪽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래서 행복하냐는 질문에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행복하다고!!!
오늘 내게 주신 생명, 호흡, 가족, 건강, 교회, 꽃과 자연, 하늘과 땅, 호수와 바다, 태양과 별…
모두가 행복의 씨앗들입니다. 오는 주일예배 때 온라인으로 기쁨으로 뵙겠습니다.
2021/4/21 오십 여덟번째 편지
샬롬! 안녕하세요?
지난 한 주일 동안도 주님의 인도하심과 돌보심 가운데 잘 지내셨기를 바랍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다윗이 하나님 앞에 갈 날이 가까웠을 때, 아들 솔로몬을 불러 말합니다.
“내가 이제 세상 모든 사람이 가는 길로 가게 되었노니…”
다윗의 이 말은 젊은이들보다는 연세가 드신 분들에게 더욱 다가올 것 같습니다.
한 주일이 왜 이리도 빠른지… 눈 깜짝 할 사이에 한 주가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어느 분에게는 한 달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갈 것이고,
그 누군가에게는 한 해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하나님께는 천 년이 하루 같고 또 하루가 천 년 같다고 하신것처럼
우리에겐 하루가 일 년 같기도 하고 또 일 년이 하루같기도 합니다.
오늘 나에게 주어진 시간, 기쁨과 감사와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다윗이 솔로몬에게 “너는 힘써 대장부가 되라”는 말처럼,
염려 걱정 근신 두려움 다 떨쳐 버리고
강하고 담대하게 살아가는 대장부가 되었으면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형통하리라”는 말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영혼 양식 삼아 읽고 먹으며 지켜 행함으로서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와 평강과 형통의 복된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윗을 보며, 나는 내 자녀와 후손들에게 남길 말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떠난 후 자녀들은 나의 어떤 모습을 기억할까 생각해 봅니다.
“내가 이제 세상 모든 사람이 가는 길로 가게 되었노니
너는 힘써 대장부가 되고
네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지켜 그 길로 행하여
그 법률과 계명과 율례와 증거를 모세의 율법에 기록된 대로 지키라
그리하면 네가 무엇을 하든지 어디로 가든지 형통할지라”
(열왕기상 2:2-3)
2021/ 4/28 오십 아홉번째 편지
안녕하세요?
주님의 사랑의 인사를 전합니다.
지난 한 주간 동안도 건강하시고 주님께서 주신 평강 가운데 잘 지내셨기를 바랍니다.
어느 덧 4월의 고개를 넘어 5월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오 월이 되면 입가에 맴도는 노래들이 있습니다. 어린이 날 노래와 어버이 날 노래입니다.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월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낳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 자리 마른 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하리요,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없어라”
제 나이도 50대 중후반을 향해 가다보니 자녀는 어느새 자라 결혼할 때가 되었고
부모님은 이미 떠나셔서 효도할 기회조차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한국에 장인 장모님이 계시지만 미국에 와 있다보니 맏사위 노릇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녀들을 생각하면 어릴 때 좀 더 사랑으로 키웠을 것을
부모님을 생각하면 생전에 좀 더 자주 연락도 드리고, 찾아도 뵙고, 봉양도 해야 했었는데
아쉬움과 후회 가득한 마음입니다.
그러면서도 건강하고 믿음 안에서 잘 자라준 아들들을 생각하면 감사하고,
가난한 시절 시골에서 힘들게 일하시면서도 믿음과 사랑으로 키워 주신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장인 장모님이 계셔서 효도할 시간이 주어졌음에 감사하며,
무엇보다도 이러한 가정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릴 뿐입니다.
누구에게나 지난 날 아쉬움과 후회가 있겠지만,
그보단 기쁘고 행복했던 순간들이 더 많았음에 감사하고,
주어질 하루하루를 사랑과 기쁨과 행복 나누며 아름다운 삶을 살아갔으면 합니다.
남은 주간 잘 보내시고 오는 주일 11시 예배 시간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