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의 겨울눈

어느 날 집 앞의 겨울나무들을 무심코 보다 한 목련나무 가지에 맺힌 겨울눈(winter bud)에 시선이 머물렀습니다. 앙상한 가지 끝에 보송보송한 붓 모양의 겨울눈을 보면서 목련꽃의 생명력에 경이로움과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놀라움과 함께 겨울의 한파를 제대로 견뎌낼 수 있을까하는 염려가 되었습니다. 아내에게 종종 ‘참 오지랖도 넓다’라는 말을 듣곤 합니다. 오지랖이란 한복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으로 ‘간섭할 필요도 없는 일에 참견할 때’ 쓰는 표현입니다. 그리 긍정적인 말이 아닙니다. 여름의 많은 비나 겨울의 폭설이 내릴 때면, 사슴들은 추워서 어떻게 지내지? 호수의 오리와 거위 떼들을 보며, 물이 얼면 어떻게 지낼까? 라며 염려하는 말을 듣고 아내가 하는 말입니다. 목련의 겨울눈을 염려하는 것도 오지랖인 거겠죠?

다행히 추운 겨울을 잘 견디는 것을 보니, 봄이 되면 꽃망울들을 하나 둘씩 터뜨리며, 온 나무에 백색 자색의 색동옷을 입혀 주고, 새들과 함께 노래하며 춤 출 것만 같습니다. 조동화 시인은 “나 하나 꽃 피어”란 시에서 이렇게 노래하였습니다.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시인의 도전적인 시구처럼 나 하나 꽃 피고 물이 드는 것은 작을지 모르나, 너와 나 함께 피고 물들면 온 세상은 꽃밭이 되고, 붉게 물들여질 것입니다. 한 겨울에 핀 목련의 겨울눈에서 희망을 봅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이 엄동설한 한 겨울일지라도 겨울눈만 피울 수 있다면 언젠가는 화려한 날개 짓과 함께 멋지고 아름답게 꽃 피우는 날이 오리라 확신합니다.

2021년을 맞이하여 세빛교회 성도들이 함께 시작한 것이 있습니다. 아침 7시에 교인 카톡방을 통해 보내어지는 영상 링크를 통해 성경을 읽는 것입니다. 마치 일일 드라마를 보듯, 성경을 드라마처럼 보고 듣고 읽을 수 있도록 제작된 “하루 20분 공동체 성경읽기”(자료:CGNTV)를 통해 온 교우들이 함께 성경을 읽어 나가고 있습니다.

성경을 읽음이 마치 목련에 맺힌 겨울눈과 같습니다. 아직은 미흡합니다. 웅크리고 있는 꽃봉오리처럼 말씀의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나 하는 것처럼, 성경 몇 장 읽는다고 내 삶과 세상에 무슨 변화가 있을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늘과 내일이 모여 질 때 우리의 삶은 놀라운 변화와 축복의 열매로 채워져 나갈 것입니다.

너와 내가 함께 할 때, 내가 속한 가정이 변화되며, 교회가 변화되고, 세상이 변화 될 것입니다. 이 모든 변화는 내 안에 있는 비록 작으나 생명이 깃든 영적인 겨울눈에서부터입니다. 생명의 말씀인 성경을 통해 맺은 겨울눈이 지금은 비록 작고 웅크리고 있으나 때가 되면 만개하며 활짝 피울 때가 있을 것입니다.

목련의 겨울눈처럼, 말씀을 통해 영적 겨울눈을 맺지 않으시겠습니까?
하나님의 말씀 안에 생명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 안에 길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 안에 축복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 안에 답이 있습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니라”
(마태복음4:4)
“이 예언의 말씀을 읽는 자와 듣는 자와 그 가운데에 기록한 것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나니 때가 가까움이라”(요한계시록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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