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이 되면 나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분이 있다. 촌사람으로 오신 예수시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사람 또는 사회적으로 성공하거나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과 뭔가 공통점을 찾아 연관시키려고 한다. 이에 지연, 학연, 혈연, 족보 심지어 취미나 특기의 연결점이라도 찾는다. 그리고 ‘내가 누구를 아는데…’말하면서 친분이 있음을 은근히 나타내고자 한다. 이는 존경하는 순수한 마음에서일 수도 있고, 내 안에 숨겨진 열등감의 표출일 수도 있다. 나도 알고 보면 상당한 수준(?)의 사람이라는 거다. 어떠한 동기이든 뭔가 연결점을 찾아내고 그로 인해 자존감이 세워지고, 삶에 활력이 생긴다면 그리 부정적으로 볼 필요도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런 면에서 예수님과 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 그 중에 하나가 촌사람이다. 예수님의 고향 베들레헴은 유다 족속 중에 작은 마을이었다. 태어나 누이신 곳도 마구간이었다. 성장하신 곳은 나사렛으로 어찌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며 무시를 당한 시골이었다. 공생애를 시작하고 주로 사역한 곳도 갈릴리 어촌이었다. 선택하신 제자들도 대부분 갈릴리 어촌 출신들이었다. 예수님은 33년 생애 가운데 거의 모든 삶을 촌에서 태어나 자라고 사역을 하신 순수 촌사람이셨다.
나의 고향은 촌이다. 그래서 그런지 같은 촌 출신으로 예수님에게 동질감과 정감이 간다. 중고등학교 때 가까운 시에 있는 학교로 다니게 되었다. 그때 친구들에게 난 그냥 촌이 아니라 촌들 중에 대장인 대장촌에 산다고 큰소리를 치곤했다. 촌 출신이라고 무시하지 말라는 생각이 마음 저변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러한 나에게 촌사람 예수님은 친근한 분으로 다가와 좋다. 온 세상의 창조주요 주인이요 통치자로서 모든 영광과 찬양을 받으셔야 할 분이 촌사람이 되신 것은 바로 나와 같이 누구나 당신을 친근히 여기게 하려고 하신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우리를 친구로 부르신 것 보면 그저 나의 생각만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촌사람 예수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베들레헴의 “떡집”이라는 뜻과 에브라다의 “열매가 많고 풍요로움”의 뜻과 같은 그분의 마음과 사역 때문이다. 비록 그분은 촌사람으로 오셨으나, 그분의 마음과 사역은 결코 작지 않으셨다. 세상은 빈방이 없다며 그분을 모시지 못했으나 그 분은 온 세상을 품으셨다. 그리고 온 세상 사람에게 생명의 떡을 나누어 주시고, 풍성한 삶을 누리게 하셨다. 12월은 바로 그분이 오신 날을 기념하는 성탄절이 있는 달이다. 그러기에 이 시기에 나의 마음은 두근거리며 뛴다. 이 마음이 모두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코로나19로 인해 시골 촌과 같이 작고 낮아진 우리의 마음과 삶에 베들레헴 에브라다의 생명의 떡과 풍성한 삶의 은혜가 넘치는 성탄절이 되길 소망해 본다.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 족속 중에 작을지라도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라 그의 근본은 상고에, 영원에 있느니라” (미가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