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그러나 사랑하기

코로나19로 인해 예전에 전혀 겪어보지 못한 일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예방 중에 하나가 사람들 간의 멀찍이 “거리두기”입니다. 이에 세계는 하나라 외쳤던 글로벌의 지구촌은 저마다 굳게 빗장을 걸어 잠그고 ‘오지 마!’ 팻말을 붙이고 있습니다. 직장에서는 재택근무에 돌입하고, 초중고는 휴교령에 들어가고, 대학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뉴저지를 비롯한 많은 주에서 저녁에 통행금지령까지 권고한 상황입니다. 이에 교회 또한 거리두기로 성경공부와 구역모임과 기도회, 식사와 교제 등을 중지하더니, 이제는 신앙인의 생명처럼 여기며 함께 모여 드렸던 예배조차 온라인 예배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마치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라는 말씀과 배치되며, 붙잡혀 끌려가는 예수님으로부터 멀찍이 거리두기를 하였던 베드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예수님을 향한 우리의 믿음을 부정하는 것도 거부하는 것도 아닙니다. 거리두기가 나를 보호함만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과 교회를 보호하고자 하는 배려이기 때문입니다. 공간의 거리두기이지 믿음과 사랑의 거리두기 또한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가까이 하지 못하기에, 애틋함과 간절함과 그리움이 우리를 더욱 사랑의 연결고리로 끈끈하게 맺음을 봅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로 인해 함께 하지는 못하나, 거리두기를 통해 주님을 향한 우리의 믿음과, 서로를 향한 사랑은 더욱 견고해지길 기대해 봅니다. 김승희 시인은 <새벽밥>이란 시에서 사랑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새벽에 너무 어두워, 밥솥을 열어봅니다. 하얀 별들이 밥이 되어, 으스러져라 껴안고 있습니다. 별이 쌀이 될 때까지, 쌀이 밥이 될 때까지 살아야 합니다.  그런 사랑 무르익고 있습니다.”

하늘 곳곳에 흩어져 있는 새벽별이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아 하나로 만들듯이, 쌀 한 톨 한 톨이 어머니의 사랑을 먹고 으스러져 껴안아 밥을 이루듯이, 비록 우리가 흩어져 있으나 우리의 마음과 믿음은 서로에게 별이 되고, 서로에게 쌀이 되어, 예수님의 사랑을 먹고 아름답게 밥을 지어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때가 되면 함께 만나 대화를 나누고, 식사와 교제를 나누며, 목소리 높여 찬양하며 기쁨과 감사의 예배를 드릴 날이 올 것입니다. 비록 그때가 더디게 올지라도 조급함과 두려움이 아닌 인내와 소망의 기다림이 있었으면 합니다. 서로를 향한 뜨거운 사랑, 무르익는 사랑으로 말입니다.

“우리가 이 계명을 주께 받았나니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또한 그 형제를 사랑할지니라” (요한일서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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