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소리

그대는 쉼도 지침도 없나보다/ 잠에서 깨어남과 동시에/ 그대는 나의 의식의 문을 두드리며 속삭인다/ 나의 동반자가 된 그대는/ 들숨과 날숨에 발을 맞추어 종일토록 속삭인다/ 잠자리에 든 나의 무의식의 시간에도/ 그대는 나의 침상에 함께 들어 쉼 없이 말을 건다

그대는 누구인가/ 벗인가, 적인가/ 유익한 자인가, 무익한 자인가/ 살리는 자인가, 죽이는 자인가/ 삶의 의미를 주는 자인가, 거두어 가는 자인가/ 심연을 싸매어 주는 자인가, 풀어헤쳐 고통을 주는 자인가

나 그대를 친구로 삼고자 한다/ 내게 유익을 주며/ 삶의 의미를 주며/ 심연의 아픔을 싸매며/ 생명을 주는 나의 벗으로 삼고자 한다

오라  나에게로 오라/ 속삭이자 마음껏 속삭이자/ 지금까지도 잘 해왔다고,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다고 속삭이자/너는 하나님의 최고의 걸작품이오 존귀한 자라고 속삭이자/ 너 있는 모습 그 자체로 사랑 받기에 합당한 자라고 속삭이자

나의 벗 내면의 소리 그대여!

사람은 하루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할까? 우리 말에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각들 속에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그런데 긍정적이며, 희망적이며, 기쁨과 행복을 주는 생각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염려와 걱정, 근심과 두려움 등 부정적인 생각이 대부분이다.  목회자의 길을 걷는 내 자신은 어떠한가?  말씀의 묵상 가운데 깊은 신앙의 영적인 세계로 가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바울이 ‘선을 행하고자 하는 나에게 도리어 악이 함께 있도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는 고백이 나의 고백이다. 기쁨과 즐거움, 행복과 감사, 희망과 기대로 하루를 열고자 하는 나의 소망과는 달리, 염려와 걱정, 불안과 두려움, 고통과 슬픔의 생각에  나의 마음을 빼앗길 때가 많다.  이에 나 자신 ‘내면의 소리’에게 벗이 되자고 청한 것이다. 벗이 누군가? 벗은 나의 연약함도 부족함에도 다 이해하고 덮어주며, ‘그래 너는 잘 할 수 있어, 지금까지도 잘 했어, 네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데…’ 라며 인정하고 격려하고 응원해 준다. 이 글은 지난 1월 춥고 추운 겨울의 어느 날, 인생의 한파 가운데 순간 순간 나를 괴롭히는 생각들을 이겨 나가고자 소망하며 적은 마음의 글이다.  다행히 지금은 세빛에 와서 기쁨과 감사 속에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혹시 그 누군가 인생의 한파, 신앙의 한파를 지내고 있다면,  부디 내면의 소리가 친구가 되어,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아 주며, ‘너는 잘 할 수 있어! 지금까지도 잘 해 왔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벗으로 삼길 소망한다.

2019년 8월 20일

내면의 소리 (김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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