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

– 심훈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漢江)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하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鐘路)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頭蓋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恨)이 남으오리까.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鼓]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行列)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일제 강점기 작가이자 민족운동가였던 심훈의 시입니다. 나라의 해방을 염원하는 그의 간절한 바람이 얼마나 강렬하고 애끊는 것인지, 저로서는 다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해방의 그 날을 얼마나 애절하게 원했으면, ‘두개골이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 죽으니 한이 없겠다는 것일까요?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히브리 예언자들의 마음도 꼭 그랬겠구나 싶습니다. 바벨론 강가에서 눈물로 포로 귀환의 날을 꿈꾸던 백성들이 그랬겠구나 싶습니다.

“너는 막대기 하나를 취하여 그 위에 유다와 그 짝 이스라엘 자손이라 쓰고 또 다른 막대기 하나를 취하여 그 위에 에브라임의 막대기 곧 요셉과 그 짝 이스라엘 온 족속이라 쓰고 그 막대기들을 서로 연합하여 하나가 되게 하라. 네 손에서 둘이 하나가 되리라.” (에스겔 37장16-17절) 에스겔이 이 말씀을 들었을 때 얼마나 가슴이 뛰었을까요? 통일의 날에 대한 하나님의 비전에 얼마나 감격했을까요?

광복절과 남북평화통일기도주일을 맞아 분단의 현실을 놓고 기도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겠습니다. 한국인이자 동시에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 한반도의 통일을 위한 평화의 도구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스승이신 예수님이 모든 담을 허무신 평화의 임금이시기 때문입니다. (손태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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