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마음

첫마음

정채봉

 

1월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 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 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벌써 6월입니다. 세월은 참 야속하게도 빠르네요. 누군가 말했듯, 시간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변해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날에 품었던 첫 마음 배신하고, 그 빈 마음을 욕심과 근심으로 바꾸며 산 지난 날은 아니었을까요? 이 맑은 시를 읽으며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하시던 주의 슬픈 음성이 겹쳐서 들리니 어쩔 줄을 모르겠습니다.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찾아야겠습니다. 그 첫 마음 다시 품는다면 오늘은 다시 새 날입니다. 하여, 1월 1일입니다.

(손태환 목사)

Leave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